20200712
어제 밤에는 화성에 다녀왔다..
원래는 차 세워놓고 멘야산다이메에 갈까 하다가..
혹시나 또 불안한 마음에 인계동의 홈플러스에 차를 세우고, 코이라멘으로 갔다..
이 라멘집도 참 좋아한다. 국물은 관동 스타일에 돈코츠인데, 면은 하카타 스타일의 얇은 면..
이왕이면 관동 스타일로 통일해줬으면 하지만, 수원에서 이 정도의 맛이면 감지덕지 해야겠죠..
붓산 사람이 돼지국밥은 붓산에서 먹어야지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라멘과 돈카츠 같은 일본 음식은 일본에서의 대체 안 되는 맛이 있는 것 같다..
벼르고 간지라 차슈 추가에 면 추가까지 했는데, 이제 면 추가를 할 정도의 소화능력은 안 되는 것 같다..
차라리 면 추가를 빼고, 교자를 시키던가 미니덮밥을 시키던가 해야할 듯..
홈플러스에서 돌아와서 세제와 섬유유연제에 와인, 소주, 과자 등을 붙이니 8만원이 넘어가네.. ㅋㅋ
9시가 되어서 화성행궁을 오니, 주차장에 여유가 좀 있다..
이 때쯤 되어서 와야 그나마 주차공간에 여유가 있군요..
방화수류정으로 가서 항상 잡던 자리에 앉아서 한 시간 이상 농땡이를 피었다..
주로 커플들이 많이 오던데, 민망하게 물고빨고.. 소리라도 내질 말던가..
그런 건 좀 사람들 없는 데서 하시지..
살짝 더웠지만 밤 바람이 솔솔 불어서 적당히 기분좋은 느낌이었다..
뭐 고민이 없어지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럴 때라도 잠시 다 내려놓고 시간도 솔솔 보내는거죠..
별 거 없지만, 항상 산책하러 오면 좋은 곳이란 말이지요..
아직 망포에는 이런 느낌의 장소를 못 찾았다..
11시쯤 되니, 사람들도 대부분 돌아갔다..
이 시간쯤 되면 슬슬 돌아갈 버스, 지하철 시간이 걱정될 때니깐...
나도 장안문으로 해서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행리단 길이란 곳을 따라 주욱 따라갔는데,
뭐 대단한 곳은 없지만, 새벽 2시까지 하는 사케도로보 라는 술집을 발견했다..
다음에 버스 타고 오거나 하면 여길 오면 되겠네요..
그리고 다시 그 길로 직진으로 주욱 따라서 팔달문까지 왔다가 돌아왔다..
중간에 세종학원을 가던 골목길을 발견하여 지나가봤는데,
여전히 무너져가는 양옥집과 점집들이 그대로 있더라..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와서 출발하려니 딱 12시더라..
어쩌다 보니, 집에서 출발부터 돌아오는 데까지 5시간 가까운 산책길이 되었군요..
나름 이루고 싶은 것들을 이뤄가며 왔고,
부족함이 없는 삶인데,
여전히 만족감은 못 느끼고,
무언가에 쫓기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그냥 생각 안 하고, 내려놓으면 될 일인데,
그게 쉽게 안 되는 성격인가 보다..
막 열심히 하거나 능력이 좋은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두는 성격도 못 되어서...
참으로 애~~~매한 성격이다..
최근에는 욜로로 살림을 거덜낼 정도로 질러가고 있는데도,
그래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듯 하다..
그렇다고 미니멀리즘을 가기에는 아직 이르고..
이런 답없는 고민을 이런 데 던져놓고 잊어버리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