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6
지지난 주말의 글빛누리공원...
이미 만석공원으로 눈이 높아진 나에게는 불만족스러운 점 투성이이지만,
그래도 거실 앞에 막는 건물 하나 없이 이런 공원 하나 있다는 건 큰 위로가 되지요..
언젠간 캔맥주 하나 들고 밤에 나갈까 하지만, 아직은 못 해보고 있다..
오늘은 탕탕절이니, 시바스리갈을 마셔야지요..
(브로츠와프의 힐튼 더블트리 호텔에서 호기롭게 27만원 정도 내고 시바스 리갈 18년산을 주문한 것이 벌써 2년전이다..)
하지만 우리집에는 시바스리갈은 없고,
조용히 남은 벨베디어 한정 보드카 Lake를 마저 마시기로 한다..
은근히 양이 남아있었는데, 쑥쑥 잘 넘어가네요..
이게 폴란드에서 사온 마지막 술이었는데,
약 1년이 지나서야 다 소진이 되는군요..
폴란드.. 브로츠와프.. 참 좋아했었습니다.. 2년이나 있었는 걸..
아마 인생의 중요한 페이지 하나를 차지할 것이다..
Fate/Stay night의 완결이 아무래도 타격이 꽤 컸던 모양이다..
오래도록 덕질을 해온 컨텐츠가 종료되면, 열병을 앓듯이 허무감과 아쉬움이 이어지는 모양이다..
무기력한 느낌이 하루 종일 가네요..
에바도 끝나면 또 이런 느낌을 받을려나요..
어느 때나 무엇에 대해서나 미련을 버려야 하는데 참 쉽지가 않다..
아 브람스를 좋아하십니까 완결된 이야기를 안 했네요..
사실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박은빈을 보기 위해 보기 시작한 것인데..
(마치 호텔 델루나에 이지은의 지분이 90% 이상이듯이..)
남주였던 김민재도 꽤 좋았다..
작가는 서울대 문과에 있다가, 음대로 전향했던 분인데..
본인이 이 과정에서 느꼈던 현실이나 설움을 드라마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기본은 주인공 두 명과 정경이, 현우의 4명까지 해서의 사각관계가 도드라지기는 했지만,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마도 박은빈이 바이올린을 하면서 겪었던 불합리한 일들과 좌절들이 메인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박은빈이 워낙 예쁘니, 김민재-박은빈 로맨스에 포커싱이 확 되네요..
좋아하던 배우가 잘 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우리나라 현실상 노다메 칸타빌레처럼 재미나고 특이한 음악 이야기를 쓰기는 어렵겠지요..
그래도 현실적이기에 더 와닿을 것인지도 모르겠다..
근데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정경이의 이야기에 생각보다 무게감이 많이 실린 듯 하다..
아마도 진행하면서 이 쪽이 먹힌다고 생각하니, 좀더 무게를 준 것일 수도 있다..
암튼 월화를 책임지던 예쁜 드라마 하나가 끝이 났네요..
이제 월화는 카이로스와 펜트하우스로 이어지는 막장 드라마의 연속으로 이어볼까요..
원하도 결혼을 한단다.. 할 때가 되긴 했죠..
평범의 길의 연속에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