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2
지난 주말의 이야기를 이제서야 쓰네요..
토요일 밤에 월광보합용 어댑터를 산 것이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만 한다는 것이..
게임을 하느라 밤을 샜다.. -.-;;
결국 밤을 새고 일요일 아침에 경복궁역까지 가게 된 것이다..
이거저거 안 걸리니깐 도어투도어로 1시간40분쯤??
생각보다는 선방인건가..
암튼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빨리 와서 아침부터 시간 때울 떄를 찾다가..
지하철 역 출구 근처의 파리바게트를 마치 오아시스를 발견한 양 기뻐하며 들어간 것이다..
여기서 에그 타르트와 아메리카노로 아침 겸 시간 때울 겸 30분을 잘 보낸거죠..
10시 좀 넘어서야 지영이 누나와 연주를 만났다..
지영이 누나도 예전에 동창회 같은 거에서 보고 한 1년반만에 보나..
고대로 인왕산을 올라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그런거죠..
핵심은 정규직 짱??? ㅋㅋㅋ
연주도 건대 기회가 있었는데 걍 키스트에 남는 쪽으로 선택했나 보다..
뭐 얜 알아서 잘 하겠지..
지영이 누나도 그럭저럭 연구비를 따내서 한 해 벌어 한 해 사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버틸만 한 듯..
인도 다녀오고 베트남 갈랑말랑 한 나만 안 좋구만 ㅋㅋ
인왕산은 산을 따라서 성곽이 길게 나있고..
조금 더 올라가면 바위로 이어져 있다..
높이로는 339m..
사실 정상 쪽의 바위길만 좀 거칠 뿐이지, 산이라고 보긴 애매하죠..
인왕산 오면서 느낀 점이 몇 가지가 있는데..
요새 등산이 인기가 다시 올라왔구나... 특히나 젊은 여자층에..
그리고 레깅스 진짜 많구나.. 자켓을 입을 때는 잘 모르겠는데 날이 더워지니 자켓을 벗고 좀 민망한 복장들이 있다..
바다에서는 래쉬가드로 더 가린다고 뭐라 하더만, 산은 또 왜 반대야... ㅋㅋㅋ
이런건 안다르 같은 회사가 유행시키는 건가..
그리고 정상에 올라가니, 인왕산 정상 표지석과 큰 바위들이 몇 개 있는데, 딱 인스타 갬성이다..
엄청 튀는 자리인데, 부끄럼 없이 자켓을 벗어던지고 대자로 팔을 벌리고 인스타용 사진을 계속 시도한다..
확실히 그전과는 갬성이 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적한 반대방향으로 산을 내려와서 경복궁역 쪽으로 다시 왔다..
여기까지 딱 1시간반 정도..
송죽동의 뒷산보다도 시간이 덜 걸리는군요..
밥먹고 술먹기에는 삼청동보다야 인사동이 낫지 생각해서 안국역 근방까지 걸어갔다..
산에서보다 인사동까지 걸어가는 게 좀 멀었던 듯..
미슐랭가이드에 별 하나 박힌 집을 가려다가 자리가 없어서
내가 절대신뢰하는 망고플레이트에 나온 집 중에 상위권에 있던 흑두부 집으로 갔다..
찌개 하나 붙은 정식에 보쌈 하나 시키고 막걸리 2병 시켜서 먹는데..
크으아... 이거 훅 가겠네요.. ㅋㅋㅋ
그래봐야 한 병에 각 한 대접 해서 겨우 두 대접을 마신 건데, 밤샘의 피로때문인지 영 뒤끝이 안 좋다..
여기서 한 시간 반은 먹고, 찻집을 찾아보다가..
이것도 망고플레이트 상위권에 있던 전통 찻집을 찾아보니, 전통 다원이라고 있더라..
어디 구석에 있는 찻집인 줄 알았더만, 구석에 있는 건 맞는데 건물 여러 개의 갤러리를 겸하는 꽤 큰 곳이었다..
이 좁은 인사동 바닥에 이런 곳이 있군요..
4월말의 날씨도 좋고 바람도 선선해서 시원한 매실차와 함께 두 시간 정도는 때운 듯 하다..
체력이 바닥이지만, 혹시나 해서 가는 길에 익선동도 살짝 들러볼까 했는데..
바깥 쪽에서 보기에는 내가 좋아하는 갬성은 아닌 듯 해서 그냥 돌아가기로 한다..
집에 오니 한 7시 가까이 된 듯..
다녀와보니, 머리와 얼굴이 다 타서 울그락불그락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모자라도 꼭 쓰고 갔을 걸 그랬네...
이게 생각보다 타격이 꽤 컸다.. ㅋㅋㅋ
이번 주는 영화 미나리로 윤여정씨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이 화제가 되었다..
젊었을 때 파격적인 연기로 주목받다가..
파격적인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버리고..
파격적인 이혼과 함께 한국에서 다시 연기를 시작해서..
본인도 하고 싶지 않았던 결혼 반대하는 못된 재벌집 어머니 같은 역할도 마다 않다가..
60이 되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연기를 골라서 했다는..
70대 초반에 되어서야 이렇게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군요..
다른 유명 영화제가 많지만, 특히나 아카데미는 폐쇄적인 느낌에 감회가 새롭다..
우리나라에 연기 잘 하는 분 참 많은데, 이를 계기로 세계에 좀더 많이 알려졌음 좋겠다..
물론 책 번역으로 그 느낌을 온전히 전달하기 어렵듯이, 연기로도 약간 장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러한 거리도 한류나 케이팝처럼 천천히 좁혀지지 않을까...
정수리가 불바다 같아서 아이스팩을 이고 있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