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2
지난 주 방랑의 두번째 날..
아침에 일어나서 단양읍을 휘감는 남한강 좀 보고..
백종원이 다녀갔다는 충청도순대 부터 아침밥으로 가본다..
단양이 자랑하는 마늘향이 은은히 느껴져서 괜찮긴 한데,
순대국인데 순대가 좀 적긴 하더라..
아침을 적당히 먹고, 마늘새우만두와 마늘빵과 마늘 장아찌를 사가지고 차로 돌아왔다..
뭐랄까 마늘향이 추가된 새우만두와 마늘 느낌이 들어간 호두과자 라고 해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나 하다가 우선은 단양의 유명하다는 구인사로 향했다..
주차장에 내려서도 꽤 많이 올라가야 하더만..
천태종의 보고로 지어진지는 한 50년 가까이 됐는데, 만여명이 머물 수 있는 초대형 사찰이다..
근데 고찰이 아니다 보니, 문화재 같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니고, 폐쇄적이어서 편안하지 않은 마음이었다..
하필 날씨도 구리구리했고..
날씨가 위험해서 급하게 다시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차에 타니 비가 마구 쏟아진다..
이거 분명 지나가는 소나기 느낌인데 어떡할까 하다가..
근방의 괜찮은 까페를 찾아서 시간 좀 죽이자 해서 찾은 것이 리틀 포레스트 라는 까페였다..
산 위에 있는 자그마한 까페인데, 오 유명세를 타면 이런 데에서도 장사가 되는구나 싶었다..
어차피 산 위에 있으니 건물세가 나가는 것도 아니고 주인장이 근처에 농사 지으면서 겸업으로 까페를 하는 느낌이었다..
여기서 차 한 주전자와 함께 한 시간 정도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의외로 커플들만 올 줄 알았는데, 아저씨끼리도 오고 아줌마끼리도 오고.. 물론 혼자는 나 뿐..
적당히 시간을 보내고 다시 출발하여 이제 구인사 아래에 있는 온달 관광지로 간다..
여러 드라마를 찍었던 오픈 세트장인데, 역시 오랫동안 실제로 안 쓰게 되니 약간 쓸쓸한 느낌을 준다..
약간 수원의 효원공원에 있는 월화원이 생각나게도 한다..
관광지 안에 온달동굴도 있는데, 이게 또 꽤 깊다..
전날 고수 동굴을 다녀왔으나 또 들어갔습니다..
여기는 고수동굴보다는 조금은 더 덥고 길이 좀 넓은 편인 듯 하다..
다만 가끔 오리걸음으로 빠져나가야 하는 좁은 곳에서는 살짝 불안감을 느낀다..
동굴 안은 신기하지만 나랑은 잘 안 맞는 듯 싶다..
여기까지 해도 벌써 한 2시로 시간이 꽤 지났다.. 날씨는 급 좋아졌지만..
여기서 소백산을 넘어서 영주의 부석사만 들렀다가 일정을 끝내야겠다 싶었다..
소백산 자락의 배틀재를 지나서 김삿갓 묘 근처를 지나고,
이제 단양과 영주의 경계인 소백산을 넘는 영부도라는 좁은 산길을 넘어가는데..
이야.. 이 1차선 길이 참 스릴있었다..
중간에 하필 딱 좁은 길에서 반대쪽 차와 겹쳐서 살짝 시간을 끌었으나,
다행히 무사히 산을 잘 넘어왔습니다..
부석사는 소백산 자락의 넓고 평화로운 느낌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고즈넉한 느낌과 여유로운 느낌이 참 좋다..
역시 명찰은 느낌부터 뭔가 다르네요..
이름이 왜 부석사인지를 처음 알았다..
의상대사가 창건했고 뜰 부에 돌 석자 써서 부석사였군요..
고려시대 처음 지어진 최고의 목조건물로 유명한 무량수전도 많은 감흥을 주네요..
불상이 중심이 아닌 서쪽 벽에 옆으로 자리잡은 것이 신기하다..
참 아름다운 절이네요..
그냥 가기 아쉬워서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깐..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오늘은 어디에서 자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래도 좀 시내에서 자는 것이 편할 듯 하여, 7,80킬로 떨어진 안동으로 잡았다..
안동의 모텔 하나 예약하고 막 달리니 1시간반이 안 걸리네요..
짐 풀고 좀 쉬었다가, 안동 구시장 내를 산책했다...
안동하면 헛제삿밥이나 간고등어 등이 유명하지만,
이 쪽은 갈비와 찜닭 쪽이었다..
문제는 둘 다 혼자 먹기는 어려운 메뉴라는 것이겠죠.. ㅠㅠ
그리고 안동에서 그 유명하다는 맘모스 베이커리도 지나고..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코로나때문에 영업을 9시까지밖에 못 하니 밥 먹기가 쉽지가 않다..
결국 모텔 근처의 소머리 국밥집에서 국밥 한 그릇 먹고 끝냈다..
진짜 하루를 산으로 마구 달렸군요..
나도 자존심이 없는 것이 아닌데..
싫은 소리에도 고분고분해야 하는 것이 참 싫다..
이 또한 회사 생활에서 자주 있는 일이고, 또 잊고 지나갈 일이지만..
아 근데 잘 잊어버려지지가 않네..
화를 내면 지는 것이다..
그런데 지거나 말거나 다 뒤엎고 싶다..
모르면 맞아야 하는 것은 철권 뿐만이 아니라 회사에서도 유효한 것이란 거죠..
어찌어찌 주말까지만 잘 참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