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from/2021

20210813

알랑방9 2021. 8. 13. 23:53

 

 

순천에서 흐릿한 날에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도 티켓이 순천만 습지와 순천만 국가정원이 묶여있어서 국가정원을 그냥 넘기기가 살짝 아까웠지요..

 

몇 년 전에 한 번 돌아봤고 오늘은 날도 흐리니 한시간 반 정도에 다 돌아보자 했는데...

 

대단한 오산이었다..

 

결국 나는 이 정원들을 하나도 지나치지 못 하고 장장 3시간을 풀로 다 돌았다는 것이죠..

 

남해안에 유명한 소소한 개인정원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 다 그냥 무시하고 가기로 했다..

 

내가 볼 땐 우리나라에서 순천만 국가정원보다 나은 정원은 아마 없을 것이라 본다..

 

한 5년여만에 두번째로 보는 건데도 또 홀리듯이 발을 끊지 못 했습니다..

 

 

 

 

이미 정오간 넘어간 상태에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우선 남해의 독일마을을 찍어본다..

 

유명하기도 하고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하고..

 

남해대교를 건너 좁은 길들을 통과하여 해변가의 산기슭 쪽에 위치한 독일 마을에 도착했다..

 

원래는 예전에 파독 간호사들이 돌아오고 이들의 자립을 위해 시작하여 조성한 마을이라는데,

 

점점 규모가 커져서 처음에 있었던 마을보다도 많이 확장되어 지금은 규모가 꽤 커진 모양이다..

 

맨 꼭대기에는 전망대와 식당과 파독 간호사 기념관이 있는데,

 

아침부터 아무 것도 못 먹어 배가 무지하게 고팠던 인재쿤은

 

자그마한 식당에서 독일 스타일이라는 소세지와 코카콜라 한 캔과 함께 때웠다.. (운전땜에 맥주를 못 마시니..)

 

건너편의 큰 식당은 본격적인 독일 스타일의 레스토랑인 듯 한데,

 

슈바인학센이 4만원대인가 그렇다... 허허허...

 

뭐 본고장 가격 생각하면 먹을 게 없다지만,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잘 먹었던 골룽카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걸로 넘어가기로..

 

파독 간호사 기념관은 입장료가 천원이었는데 이건 패스했다..

 

시간도 부족했고 영화 국제시장으로 인해 생긴 일그러진 느낌이 강해질까봐..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는 베트남 전쟁과 파독 간호사 에피소드로 과거 세대의 고생을 표현해보려고 했었던 것이었으나

 

뭐랄까 잘 표현하지 못 하고 꼰대의 라떼 잔소리 느낌으로 되어버렸달까..

 

그래서 개인적으로 윤제균 감독과는 성향이 아주 상극이다.. ㅎㅎ

 

아래 쪽에는 독일 스타일로 지어진 주황색 지붕에 배지색 벽으로 된 집들이 옹기종기 있는데,

 

펜션이 주로 많고, 식당과 악세사리 가게들도 좀 있다..

 

기념으로 마그넷만 몇 개 사왔다..

 

독일 스타일의 힙한 느낌이긴 한데, 바다 보러 특별한 장소에서 하루 쉬러오는 것이 아니면 잠시 들르기에는 좀 애매한 테마파크였던 것 같다..

 

나~~아중에 여유되고 날씨 좋으면 하루 숙박하러 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남해를 나가기 전에 바다 쪽의 전망대에 잠시 들러서 유자 라떼 한 잔 먹고 시간 좀 죽였다..

 

날씨가 좀 좋았으면 기분 좋게 더 있을텐데 날이 계속 흐릴 거라니 좌절이죠.. ㅎㅎ

 

 

 

 

 

남해 옆에는 사천, 통영, 거제가 바닷길로 연결되어 있으나 시간상 다 날리고 바로 부산 해운대로 쐈다..

 

고속도로로 진입해야 하니 진주도 지나치는데, 결국 진주성은 또 못 가는군요. 진주 냉면도..

 

한 가지 간과한 것이 금요일이었다는 거...

 

김해에서 부산 넘어가는 데 퇴근 시간에 맞물려서 겁나게 막히네요.. ㅎㅎ

 

그래도 다행히 해운대에 4만5천원으로 잘만한 모텔을 잡을 수가 있었다..

 

하아 우리나라의 숙박 시설 특히나 모텔은 정말 최고인 것 같네요..

 

어디 외국을 나가봐도 이런 가성비 좋고 잘만한 시설의 방을 구할 수 있을까..

 

씻고 나와서 저녁으로 돼지국밥 한 사발했다..

 

나야 국밥에 워낙 호의적인 사람이라 특별히 어느 부분이 더 맛있다던가 할 것 없이 다 맛있는 사람이라서..

 

장시간 운전으로 피곤함과 가랑비가 짜증나게 살짝살짝 내리는 습한 날씨와 하루에 끼니라곤 소세지에 유자라떼 정도 뿐이었던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으면 최고지요..

 

다만 혼자 오면 낙곱새 같은 메뉴는 못 먹어서 아쉽네요..

 

해운대 바닷가 쪽으로 가서 나무 아래 벤치에서 우산 쓰고 느긋하게 밤의 해운대를 즐기고 왔다..

 

예전에 왔을 때와 다른 점이라면 해운대 왼쪽에 엘시티 라는 3개의 탑(?)이 아주 웅장하게 서있다는 거 정도랄까..

 

아주 화제더만요.. 엘시티..

 

바닷가가 운무끼고 습하고 불편한 점이 많다는데, 그래도 전망때문에 한 2년 정도는 살아보고 싶다..

 

날씨 좋은 주말 아침에 일어나서 해운대 해변가를 본다면 울트라 캡숑으로 기분이 좋을 것 같긴 하다..

 

뭐 제 때는 이뤄지기 어려운 꿈이겠죠..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은데, 리스크가 너무 크네요.. ㅎㅎ

 

질리게 밤바다를 보며 별 소득도 없는 사색을 마치고 모텔방으로 돌아와서 나혼산을 보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