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0
10월 30일에 갔던 설악산 스토리를 이제야 쓰는군요.
경포대에서 일출을 보고 한 시간을 열심히 달려서 속초의 외설악 입구까지 8시 전에 딱 도착했는데..
세상에나 마상에나...
들어가는 입구부터 차가 주욱 늘어서 최소 2킬로 이상 밀려있는 것이다..
결국 설악산 입구 근처에 차를 대려는 건 빠르게 포기하고, 2킬로 정도 떨어진 공용 주차장에 대고 걸어가기 시작한다..
결론적으로는 잘 한 선택인듯...
2킬로를 차로 가는 것보다 걸어가는 것이 더 빠르게 도착했다..
우선 권금성 올라가는 케이블카부터 잡으려는데, 9시도 안 됐건만 이미 11시대까지 싹 매진이다..
우짤까 하다가, 아예 늦게 1시로 예약하고, 울산바위 찍고 와보는 걸로...
단풍도 참 좋고 사람도 참 많고...
설악산 단풍은 참 예쁜데 여유가 없네요..
그나마 울산바위 올라가는 쪽은 사람이 훨씬 덜 하다..
흔들바위까지는 가볍게 산보하는 느낌인데,
흔들바위부터 바위타고 계단 올라가는 게 장난이 아니구만요.. ㅋㅋ
마스크 써서 더 숨도 못 쉬게 가파르네..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올라왔는데, 동쪽으로는 속초항과 동해바다가 보이고, 서쪽에는 설악산 단풍이 보이고..
참 멋지네요..
어떻게 이렇게 커다린 바위가 산 위에 있는지 신기할 노릇입니다..
그나마 저질체력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게 다행인건가.. ㅎㅎ
잠시 쉬었다가 또 부지런히 케이블카 시간 맞추기 위해 내려간다..
여유가 있을 줄 알았건만 케이블카 10분 전에 간당간당하게 맞춰왔네..
권금성 케이블카 타고 조금 더 걸어서 올라가보니, 만물상이 보이는 커다란 바위가 나오는군요..
물론 여기도 울산바위 꼭대기만큼이나 정신없다...
단풍의 설악산은 어디도 마음 편하게 있을 곳이 없군요..
한 시간 정도 느긋하게 질릴만큼 다 둘러보고 다시 내려온다..
이제 설악산 케이블카는 타지 않아도 되겠지요..
내설악은 언제나 가볼 수 있을려나...
대피소는 언제 다시 열려나...
산에서나 볼 수 있는 많은 별들은 이제 먼 얘기가 되어버렸겠군요..
권금성 케이블카를 내려와서 이제 차 있는대로 돌아가는데,
아침에 올 때와 다르게 발이 엄청 무겁다..
가다가 주차장 가는 길을 살짝 어긋나서 몇백미터 더 걸었는데.. 진짜 짜증이.. ㅋㅋ
겨우겨우 차에 돌아왔는데, 발바닥이 뜨끈뜨끈하고 하루 체력을 다 쓴 것 같네요..
그래봐야 겨우 3시밖에 안 됐는데...
다음은 어디로 갈까 하다가 그래도 바다로 갈 겸 낙산사 쪽으로 가본다..
낙산사도 과거에 강원도 양양의 큰 화재로 전소되었었는데, 전부 복구된지 몇 년 안 되었나 보다..
역시 강원도 해변가에는 낙산사가 가장 웅장하고 임팩트 있네요..
동해바다 바라보는 큰 석불상도 그렇고...
절벽임에도 공간을 아주아주 여유롭게 쓴 것도 그렇고..
적당히 둘러보다가 기념품샵에서 호안석으로 만들어진 염주를 하나 사왔다..
(개인적으로 호안석을 좋아해서..)
호박으로 된 염주 가격 보고 깜짝 놀랐다.. 몇십만원 몇백만원 막 이래..
폴란드에 있을 때 많이 좀 사올걸 그랬나 보다...
낙산해변으로 와서 황혼을 감상한다.. 동해안에서 보는 황혼은 느낌이 독특하네요..
근처의 맛집이라는 데를 찾아서 오징어 물회로 저녁을 때우고..
까페에서 커피 좀 마시며 시간 좀 죽이다가...
바닷가로 나와서 어두운 해변에서 불꽃놀이 하는 걸 구경했다..
그렇게 한 밤 9시까지 있다가 집으로 달렸다..
갈 때는 영동고속도로였고, 돌아올 때는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탔는데,
토요일이어도 밤이 되니 뻥뻥 뚫려있네요..
그렇게 양양에서 우리집까지 2시간반이면 오더라... 오오..
뭐 생각없이 동해 바다로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에 달린다면, 2시간반이면 되는군요..
그렇게 집에 와서 축구 좀 보다가 피로에 다음 날 점심까지 뻗어있었던 것 같다..
피곤했지만 오랜만에 단풍 잘 보고 돌아왔으니, 그걸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