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from/2023

20230409

알랑방9 2023. 4. 9. 15:47

 

 

금요일에 판교에서 석우를 만났다.

 

그전 직장 퇴사하고 처음이니깐, 대략 3년반만인 듯 하다.

 

석우는 트윈에서 파트장으로 잘 나가고 있다.

 

사실상 귀목 파트장 빼고는 그나마 생기원에서 연락할만한 최후의 유산같은 친구라서 정이 많이 가네요.

 

결국 나도 포함해서 많은 이가 나가고,

 

나간 이는 나간대로 그럭저럭 별 문제없이 잘 살고 있는데,

 

어떤 곳이서든 힘든 건 남아있는 사람들이라서 말이지요.

 

석우라도 생기원에서 잘 되고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

 

석우도 89니깐 올해 35이네...

 

그렇네.. 파트장이 된 것도 빠른 것도 아니네..

 

내가 폴란드 출장 가기 시작한 나이가 되어버렸네.. 어느덧 2018년이 저 멀리...

 

아무 것도 모르고,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노보텔에서 멀뚱멀뚱 있던 것이 벌써 5년 전이라...

 

옮긴 지 벌써 3년반이나 지나서 그런가, 거기서의 기억도 많이 희석된 것 같다.

 

아 지지난 금요일에는 또다른 잘 나가시는 엄팀장님도 만났으나, 요건 나중에... ㅋㅋㅋ

 

 

 

 

 

 

지난 주에 비오는 날 회사에 VVIP가 단체로 오셨었다.

 

이름은 검색되기 싫으니, 대충 사진으로 넘기시고..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에 이어서 이제 사양산업이라 여겨졌던 디스플레이도 치고 들어오나..

 

어디든 업황이란 걸 주요 요인으로 타고, 회사별 의사결정에서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그러기엔 삼디와 엘디는 의사결정의 문제로만 보기에는 너무 많이 멀어져버렸다.

 

일개 직원은 뒷담화만 할 뿐, 뭘 어찌할 주제도 안 되지만,

 

그냥 조용히 별 일없이 돌풍이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VVIP의 방문에 회사에서는 핸드폰의 카메라 기능까지 풀어줄 정도였다.

 

몇 명은 바깥에 가서 사진도 찍고, 대통령실 사진에 나오기도 하고..

 

나는 찍기 싫어서 근처에 가지도 않고...

 

이런 걸로 정색하면, 나만 나쁜 사람 되는 것 같아서, 그냥 가만히 있을라고요.

 

 

 

 

 

 

박은빈, 로운 주연의 드라마 연모를 드디어 다 봤다.. 어이구 힘들었다..

 

박은빈 팬심만으로 보기에는 20부작의 길이는 만만치가 않았다..

 

원래는 재작년말에 방영되어 조용히 끝나고 조용히 넘어가는 드라마이었지만,

 

작년에 국제에미상에서 연애드라마 부분에서 수상한 것이 컸었다.

 

KBS의 사극들은 기존 사극의 범주를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하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 같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방송사들의 퓨전 사극들보다는 훨씬 좋지만, 그러면서도 변화가 적다는 느낌도 받는다..

 

화면을 참 예쁘게 담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적이라 살짝 지루하다는 느낌도 받는다.

 

참 제작진 입장에서는 어쩌라구요 싶지만, 이게 참 최근에 사극에 대한 아이러니이자 넌센스 같다.

 

원작 자체는 웹툰을 따온 것으로 설정 자체는 좋았다.

 

어찌됐건 왕가에 쌍생은 안 된다니, 여자 아이는 몰래 밖으로 나가서 키워질 수 밖에 없고,

 

나중에 이 둘이 만나서 바뀌는 설정도 전형적이지만 사극이라서 좀더 특이하게 먹힐 수 있었던 것 같다.

 

설정 상 사극에서 여자는 왕이 될 수가 없으니까 말이지요..

 

20부작을 이끌면서 여자라는 비밀과 권력을 놓고 다투는 설정들이 반복되고,

 

이 와중에 왕 이휘와 정주서의 사랑이 깊어지는데,

 

이 반복된 설정을 풀어가는 방식이 예전의 대장금이나 허준 정도로 올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해결하는 방식이 중간중간 구렁이 담 넘 듯 대충 넘어가는 것도 좀 있었던 것 같고,

 

캐릭터의 설정도 평면적인 느낌이 강하고

 

원작이 웹툰이라서 갈등-해결의 구조가 반복적으로 나와서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기서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고...

 

다만 주인공의 박은빈의 연기는 이 무리하고 지루한 설정을 다 잡아먹을 정도로 훌륭했고,

(왕이 된 이후의 연기와 발성을 보고, 와 이 배우는 정말 잘 하려고 노력하고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KBS 제작진의 사극을 화면에 담는 방식은 여전히 참 좋았다.

 

한복이나 전통 건물의 색감을 잘 살리는 것도 좋고, 마지막회의 역모에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여 그럴 듯 하게 찍어낸 것도 좋았고..

(사극에서의 대형 전투씬은 MBC나 SBS면 어땠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

 

우리나라 사람의 시선에서는 익숙하고 익숙해서 지루할 수도 있는 사극의 구도인데,

 

넷플릭스 등을 통해 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에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

 

참 후련하면서도 숙제를 끝낸 느낌으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숙제라는 건 원래 한 번 하면 다시 보기도 싫어지는 법이라서

 

이 예쁜 드라마를 다시 꺼내보는 일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전에 좋은 평가를 받았던 공주의 남자라는 드라마가 생각났다..

 

호평을 받고 좋았고 잘 끝났는데,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는...

 

다만 박은빈이 우영우보다도 이 드라마를 우선해서 찍었다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장을 해야 하는 주인공은 캐릭터로는 대단히 매력적이고 좋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