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from/2020

20200316

알랑방9 2020. 3. 16. 21:15

 

여전한 격리 생활..

 

잠은 실컷 자는 듯 하다..

 

완전한 사육 되는 느낌입니다만...

 

보아하니 오늘도 회사 못 가고 내일도 못 갈 듯 하다..

 

점점 이 생활에 적응되어서 일하기 싫어져서 큰 일이다..

 

이렇게 며칠 쉬면 또 리듬을 원래대로 돌리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말이지요..

 

 

 

 

사랑의 불시착을 다 보았다..

 

TVN 역사상 가장 높은 드라마 시청률을 찍었다지요..

 

그동안 TVN에 나인이라던가 시그널이라던가 응답해라 시리즈라던가

 

대단한 드라마들이 참 많았었는데 말이지요..

 

내조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별에서 온 당신 등으로 흥행 불패를 찍는

 

박지은 작가의 경우, 여자라서 그런지 모르나 여심을 자극하는 포인트를 잘 아는 듯 하다..

 

캐릭터적으로 약간 무뚝뚝하나 츤데레의 남자와

 

외부에서는 굉장히 딱딱하고 완벽한 여자로 보지만, 남자 주인공 앞에서 무너지는

 

별에서 온 당신 이후로 이 캐릭터 구도는 그대로 이어가는 것 같다..

 

외계인과 인어, 그 다음은 북한 군인인데...

 

가장 현실적일 것 같은 북한 군인이 가장 비현실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전체적으로 윤세리가 북한에 떨어져서 탈출하기까지의 모습의 전반부와

 

남한으로 넘어오고 나서의 후반부로 나뉠 수 있을텐데..

 

전반부는 대단히 신선했다..

 

북한에서의 라이프라니요..

 

뭔가 그럴 듯 하면서 판타지스러운 요소가 가득하지 않겠습니까..

 

거기에 캐릭터들간의 관계와 조합도 참 좋았다..

 

박지은 작가 특성상 진지한 부분과 코믹적인 부분을 분리해서 잘 배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러한 특기를 잘 살린 듯 하다..

 

후반부로 와서는 긴장감이 떨어지는 대신, 남주여주에 온갖 포커싱을 집중했다..

 

초기에 어느 정도 휘둘렀으면, 이제 굳히기로 메인에 집중한 느낌이랄까요..

 

뭐든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하나는 소홀해지기 마련인데,

 

후반부에서 따로 떨어진 서브남주 구승준과 서단의 이야기는 사족이 되어버린 느낌이고

 

뭐 서브남주 뿐만 아니라 북한의 사택마을이나 서단 가족의 이야기 등도 쩌리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래도 워낙 남주여주 임팩트가 강해서 굳히기로 모자람이 없다..

 

현빈과 손예진이 워낙 프로라서 그렇겠지요..

 

이 드라마를 다 본 여자들이라면 꼭 스위스를 가고 싶을 듯 하다..

 

혹시 스위스에 리정혁같은 남자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판타지에...

 

그게 작가의 노림수인데 말이지요..

 

서브남주의 구승준 역의 김정현은 처음 본 친구인데, 연기는 좋았는데 역할을 잘 못 만난 듯 하다..

 

전반부에는 약간 키가 될 수 있는 캐릭터였는데, 북한에 남은 후로 이상하게 되어버렸다..

 

서담 역의 서지혜도 그렇다..

 

괜찮게 될 수 있었던 사각관계가 남북한으로 쪼개지면서 조금 꼬인 느낌이다..

 

그럼에도 남북한을 소재로 해서 이렇게까지 디테일에 신경쓰고 극에 큰 무리없이

 

기억에 남을 만한 멜로드라마(!!)로 남겼다는 것에 큰 의의를 주고 싶다..

 

어제 적을 때, 타이타닉에 비유했었는데,

 

시놉시스만 봤을 때는 배 하나 침몰시키는 이야기였으나

 

그 안에 멜로 판타지를 잘 녹여냈듯이

 

북한이야기로 이렇게까지 멜로 판타지를 잘 뽑아낸 건 작가의 역량이 크다고 생각한다..

 

배우들도 각자의 역할에서 크게 모난데 없이 좋은 연기와 조합을 보여줬다..

 

드라마에서 코믹스러운 부분은 자칫 가벼워보이고 헐렁해보이나

 

개콘이나 코빅에서 남을 웃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해보면

 

결코 쉽지 않은 첨가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빈과 손예진이 이 드라마로 정말 연애를 하는지 어떤지 모르겠으나

 

그렇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싶다..

 

이런 느낌은 든다.. 남자의 입장에서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현빈의 연애 드라마들은 보면 더 몰입이 되는 듯 하다..

 

눈의 여왕도 그렇고, 그들이 사는 세상도 그렇고..

 

되려 요새는 김태평씨가 나오는 드라마를 많이 못 본 것도 같네..

 

위의 드라마들은 다 일본에서 본 10년도 더 된 드라마들이라서...

 

손예진씨는 아무리 봐도 참 프로 같다..

 

온갖 절절한 로맨스들로 경력을 쌓아온 이 베테랑은 이번에도 기대에 부응해주며 멋지게 마무리를 지었다..

 

되려 손예진씨가 연기 변신을 꾀했던 팜므파탈적인 역에서는 그렇게 재미를 많이 못 봤던 듯 한데..

(영화 해적은 나도 참 미스테리이긴 합니다..)

 

역시 로맨스 쪽은 베테랑이군요.. 마치 맥라이언처럼..

 

마지막으로 언급할 부분은 북한 쪽 관련해서의 디테일인데,

 

이건 귀순한 분들의 검수도 많이 거쳤다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배우들도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이구요..

 

후라이 까지 말라는 말은 한동안 유행어가 될 듯 하다..

 

 

 

 

 

그리고 시간이 좀 남아서 니노쿠니 라는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이건 시간낭비였던 듯 하다..

 

왜이렇게 이세계를 좋아할까...

 

그것도 다 중세시대 배경으로..

 

일본은 톨킨의 나라였넌가..

 

상상력이 부족하달까..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저게 잘 팔려서 그런가...

 

25년전의 에스카플로네 이후로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

 

차라리 30년 넘은 아키라가 훨씬 대단했다..

 

은하영웅전설이나 건담 시리즈 같은 건 도대체 어떻게 생각해낸거야..

 

에반게리온도 공각기동대도....

 

지브리의 동화적인 세계관도...

뭐든 한 분야에서도 뼈를 깎는 노력이 있으면 그 안에서도 더 대단한 단계에 도달할 수 있으나..

(대표적으로 K pop의 방탄소년단이라던가..)

 

이 니노쿠니라는 영화는 이러한 노력들을 부정하는 양산형 느낌이 들어서 영 별로였다..

 

물론 다른 시도들이 없는 것들은 아닌데,

 

워낙 성공을 못 하고 묻히는 경우가 많아서리...

 

이건 일본 대중들의 눈을 탓해야 하나...

 

그럼에도 이런 어려움을 뚫어야 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뭐 좋아.. 이세계물 다 좋은데, 여기서도 궁극의 뭔가를 보여준다면 그건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어이없던 것은 끝나고 성우진을 보는데,

 

남주의 야마자키 켄토나 그 외 어색어색한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건 그런가 하는데,

 

조연에 사카모토 마야 라던가 카지 유우키 같은 초베테랑 성우들이 들어있는 것에서 살짝 빡치더라..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한동안 애니메이션을 멀리했는데, 좀더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