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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2

Diary from/2020 2020. 6. 2. 22:40

 

Viet Nam을 떠나며.

 

비엣남(Viet Nam, 越南)도 기본은 한자 문화권이다.

프랑스의 식민 지배 영향으로 지금은 글자를 알파벳처럼 표기하는 바람에 우리나라 사람보다 한자를 더 모르게 되었지만...

제국시대와 1,2차 세계대전은 아시아의 고유한 문화를 많이도 바꿨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노이는 한자로는 河內이다. 하노이 외곽을 크게 기역자로 꺾어서 홍강이라는 강이 흐르는데, 이게 처음에는 넓을 홍(弘)인지 붉을 홍(紅)인지 몰랐다.

막연히 한강만한 넓이의 큰 강이라 넓을 홍일지 알았지.

그런데 찾아보니 붉을 홍이더라구. 그런갑다 하고 넘어갔다.

출장 기간을 얼마 안 남기고 퇴근 길에 여름 노을이 지는데, 그 날에야 왜 붉을 홍을 쓰는 홍강인지 알 것 같았다.

퇴근 길에 하노이를 진입하려면, 홍강을 지나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짙고 깊은 열대 지방의 노을에 온 강이 반짝이는 다홍빛으로 물드는데, 아 이래서 홍강인가 싶었다.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아름다운 동네이다.

 

발전의 과도기의 길목에서 한 쪽에는 삐까뻔쩍한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한 쪽에는 허물어져 가는 판자집이 늘어진 급격한 격차에서 큰 괴리감이 오는 동네이지만,

아직은 발전 중인 이 후발주자에서 나름 큰 영감같은 걸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족간의 유대가 강하고, 고난을 견딜 줄 알고.

어르신들이 말씀하시는 옛날이 좋았지 라는 건 이런 모습과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프랑스의 지독한 식민 지배 이후에는 미국과의 전쟁.

피폐해진 나라에서 사회주의는 당시에는 다수의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방향이 달라져 버렸지만, 그래도 나는 다른 물줄기로 흘러가도 언젠간 큰 바다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비록 내 세대에는 어렵더라도.. 언젠간 마음도 인연도...

순박하고 부지런한 이 곳의 사람들도 언젠간 좋은 때를 만나리라 기대해본다.

 

다만 한중일에 비엣남까지 연결된 동아시아의 한자 문화가 점점 희석되어가며 공통점이 사라져가는 점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의외로 옛 사람들은 지금보다 문자로는 이어져 있어 의사소통에는 더 유연하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것도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 중 하나인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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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랑방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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