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일 방랑의 마지막날 기록..
모텔에서 일어나자마자 씻고 정리 좀 하고..
8시반에 맞춰서 맘모스 베이커리에 가보았다..
잘 알지도 못 했지만 이 집에서 제일 유명한 게 크림치즈빵이었나 보다..
크림치즈빵만 잔뜩 있었는데, 이것도 왠지 2시간 안에 다 팔릴 것 같은 느낌이구만요..
크림치즈빵 6개와 그래도 베이커리 맛을 평가하려면 단팥빵을 먹어봐야지 해서 단팥빵 한 개 추가..
요렇게 빠르게 계산하고 나왔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단향 해장국이라는 집에서 내장탕 한 그릇 먹고 나왔다..
예전에 경주에서 먹었을 때의 내장탕도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뭐랄까 좀 달짝지근하고 풀어먹을 날계란 하나 주는 게 경북 스타일의 내장탕인가 보다..
뜨거워서 빨리 먹지는 못 했는데 아주 뜨겁게 천천히 먹고 나왔습니다..
자 이제 해인사로 겁나게 달리는 걸로..
와 안동에서 해인사 꽤 머네요..
마악 달려서 경남 합천의 가야산까지 금방 왔다..
날씨가 좋으니 가야산도 끝내주게 좋네요..
가야산의 도로를 주욱 따라 올라가다 보면 중간즈음에 해인사 입구가 나온다.
주차장에서 한 5분 올라가면 되는 듯 싶다..
고찰은 역시 뭔가 포스가 있네요..
생각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3인의 여래상이 포스가 있네요..
그리고 16년에 걸쳐 만들었다는 8만대장경..
몇 명이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1년에 5천장은 만든 거네요..
겉으로 봐서는 서고 건물 몇 채이니 대단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걸 천 여년 동안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을까..
왜란도 있었고 호란도 있었고 일제강점기도 있었고 한국전쟁도 있었고..
앞으로도 이 평화로운 사찰 풍경을 주욱 간직할 수 있기를..
모처럼 멀리 왔으니 그냥 돌아가기는 아쉬워서 잠시 차 한 잔 마시고 돌아간다..
느긋하게 산을 올라가거나 할 여유가 있다면 참 좋았을텐데..
올라가는 김에 속리산 법주사로 갈까, 문경새재의 오픈세트장으로 갈까 하다가 결국 법주사를 찍고 간다..
둘 다 동시에 가기에는 거리가 상당히 멀더라..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성주IC 쪽으로 가는데, 가야산을 넘어가야 한다..
근데 이 산길도 또 참 좋다...
우리나 참 좋은 산도 많고 좋은 산길도 많다..
법주사 쪽은 한 3시즈음에 도착했는데, 여긴 주차료나 입장료나 비싸구나...
카카오에서 법주사 위치 찾아보려다 보니 평점이 망이길래 봤더만, 스님들이 도박으로 걸렸나 보대.. TMI..
여기 아마 중학교 수학여행 때 왔었는데, 그 때도 가는 길이 이랬나 싶다..
햇수만 봐도 한 25년은 됐겠다..
여전히 압도적인 대불상..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되어 시간의 느낌은 안 나지만,
이 또한 시간을 타면 보기 좋게 되겠지요..
약간 카마쿠라 때가 다시 생각나네요..
가운데 있는 목조건물 팔상전은 어릴 때는 기억에도 잘 없는데,
이렇게 대단한 건물이 있었나 싶다..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오래된 복층의 목조건물이 이렇게도 남아있었군요..
건물 내부에 4각에 총 8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팔상전이라나 보다..
밖에서만 보기는 아쉬워서 건물 안에서 희망을 기원할 겸 세바퀴를 돌았다..
여기는 나라의 호류지가 생각나게 하네요..
가운데에 있는 신라시대에 세워졌다는 쌍사자 석탑이나 대웅전도 좋았습니다..
역시 명찰은 명찰이네요..
여유로운 공간에 아름다운 배치...
나이 먹어갈 수록 이런 절들이 참 좋아지는 것 같다..
오랜 시간의 때를 먹어온 것들에 대해 리스펙트하고,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한 시간 정도 불멍도 아니고 사멍? 이라고 해야 하나, 느긋하게 있다가 나온다..
이렇게 이번 여행은 바이바이~~
하루라도 안 쉬다가는 몸이 못 견딜 것 같아서 토요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6시즈음에 출발한 것 같은데, 집까지 한 2시간반 정도는 걸린 것 같다..
원래는 그래도 경부선을 타면 경기도 안짝부터 밀렸던 것 같은데, 이 날은 천안부터 밀리더라구..
다음 날의 막히는 상황을 보면 전날에 2시간반으로 때운 것이 대성공이었다.. ㅋㅋ
그제는 논산 연산면 쪽의 이상원 수석님 아지트로 가서 잘 먹고 왔다..
술을 먹다가 방에 들어온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이후로 기억이 없네요.. -.-;;
그래도 막 마신 것치고는 머리는 덜 아픈 것 같네..
몸에 물이 빠진 느낌만 좀 심했지..
파티 스마트는 먹을 생각도 못 했다..
술을 많이 마시니, 몸에 물이 빠지고 컨디션도 안 좋아지고, 더불어서 아주 날씨도 별로이고..
부여 백제문화유적지나 공주의 마곡사는 다 패스했다..
날씨라도 좋았으면 무리해서라도 갔을려나..
암튼 1시간반 걸려서 10시반 즈음에 집에 돌아와서 좀 쉬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가보정을 먹고..
오늘 일요일도 또 쉬면서 빨래 돌리고 이불 스타일러 돌리고 등등..
비가 참 많이 오네요..
제습기를 풀로 돌리고 있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