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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0

Diary from/2021 2021. 8. 11. 22:36

 

 

귀차니즘으로 다이어리를 너무 오래 쉬었나 보다..

 

한 번 안 쓰게 되니 또 한동안 계속 안 쓰게 된다..

 

이대로 흘러가나 싶었는데,

 

그래도 여행한 것만큼은 그 때 그 때 기록을 해야할 것 같아서

 

억지로라도 기록을 해본다..

 

이번 주가 여름휴가인데, 3일을 그냥 월광보합과 함께 날려버렸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해안선 따라 돌기로 한 허황된 무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그러니까 그게 10일, 이미 어제가 되어버린 화요일이다..

 

태안, 안면도쯤으로 생각하다가 결국 그전에 미련처럼 남은 공주의 마곡사를 내비에 찍어본다..

 

평일이라 수도권만 벗어나니 바로 도로가 뻥 뚫리네요..

 

마곡사는 유네스코 문화재에 지정된 우리나라의 7곳의 사찰 중 한 곳인데,

 

생각보다는 크지 않고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좋다..

 

이 쪽도 부석사처럼 본존불이 정면이 아닌 측면에 배치되어 있는 구조이다..

 

여유로운 분위기도 좋은데, 그 주위의 계곡들도 참 좋다..

 

시간이 여유로우면 계곡에 발 담그고 살짝 훈훈한 바람에 정체모를 마음의 짐을 다 내려놓고 가고 싶었으나

 

그러기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다..

 

그래도 한 시간 정도 느긋하게 사찰의 고즈넉함을 느끼고 여유를 받아서 돌아간다..

 

왠지 그냥 가면 밥도 제대로 못 먹을 것 같아서 절 밑의 식당들 중에서 가볍게 산채비빔밥 하나 먹고 떠난다..

 

그 다음 간 곳이 공주의 무령왕릉..

 

지금은 무령왕릉이라기 보다는 송산리 고분군이라고 하나 보다.. 고분이 더 발견된 듯..

 

국민학교 수학여행의 추억으로 더듬어 가 본 것인데,

 

대략 25년 사이에 많이도 변했다..

 

일단 코로나때문에 사람이 없어 입장료 무료라는 이득을 얻고 시작하네요..

 

고분군은 이제 안 쪽이 개조되어 큰 전시관처럼 되어있다..

 

마치 겉에 틀만 유지하고 싹 다 리모델링한 오사카성같은 느낌이네요..

 

그리고 무령왕릉은 97년도에 물이 맺히는 등의 부실한 부분이 발견되어 그 때부터 계속 폐쇄중이었단다..

 

실물이 폐쇄 상태이니 고분군을 전시관처럼 개조한 것도 어쩔 수 없었겠네요..

 

그래도 국딩 때 무령왕릉 내부의 벽돌방을 창살 너머로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는데..

 

그게 95년이었으니 그 이후 2년 후에 바로 영원히 닫혀버린 것이다..

 

뭐랄까.. 이산가족으로 어렵게 만나고 다시 헤어졌는데,

 

25년만에 소식을 들었건만, 그 때 만나고 2년 있다가 작고하셨다는 소식을 들은 느낌이랄까..

 

조금 아쉽네요..

 

여기도 여유가 있다면 공산성이나 갑사라도 가보고 싶지만, 시간상 무리였습니다..

 

이제 부여로 넘어와서 백제문화단지로 가본다..

 

개관한지 10년쯤 되었는데, 열었을 때는 정말 사람이 몰리고 오기 어려울 것 같은 곳이었는데,

 

10년쯤 지나고 이런 폭염에 평일이다 보니, 이 큰 부지가 정말 여유롭다..

 

백제문화단지는 크게 사비성, 능사, 위례성과 고분군, 마을 등으로 구성되는데,

 

어른의 사정, 그러니까 돈 때문에 재현하기 힘든 걸 화끈하게 복원해놨더라..

 

특히나 능사를 재현하면서 만든 5층 목탑은 충격적이었다..

 

분명 만들라면 만들 수는 있는데, 저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인력도 많이 드는 까다로운 일을 해내는군요..

 

언젠간 익산의 미륵사나 경주의 황룡사도 복원이 가능한 날이 올까..

 

기술은 사실 문제가 아니다.. 돈과 시간과 사람이 문제지..

 

그런 점에서 백제문화단지는 나에게는 테마파크 이상의 큰 의미로 보였다..

 

여기까지 일정을 마치고 완전히 방전되어서 부여군의 중심지에 모텔을 하나 잡았다..

 

국딩 때는 그냥 생각없이 정림사지나 부소산성을 갔었는데,

 

지금 보니 부여 자체가 정말 사비성의 구조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었군요..

 

해가 져가는 시간에 서동공원 안의 궁내지로 천천히 산책 겸 나가본다..

 

서동요의 이야기를 간직하는 저수지를 품은 아름다운 정원이다..

 

뜨거운 여름 동안 키 크게 자란 연꽃들이 공원을 가득 채우고,

 

라이트업된 궁내지의 포룡정이 은은한 달빛과 어울려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음이 참으로 고와지는 곳이네요..

 

다시 숙소 쪽으로 돌아와 막 닫으려는 병천순대국집에서 순대국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큰 길가로 나와 담 넘어로 라이트업된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슬쩍 보고 간다..

 

하루 동안 걸은 걸음이 2만3천 걸음이네요..

 

어쩐지 허벅지가 땡기더라..

 

이렇게 국딩 수학여행 기억 되살리기 컨셉의 여행 첫날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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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랑방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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