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으로 오랜만에 일기장에 뭔가를 적어보네요.
인도를 다녀오고 올해 하반기는 뭐랄까 좀 다운되고 의욕이 없는 시간들이었던 듯 싶다..
그래도 할 건 다 한 것 같은데..
39살의.. 30대의 마지막 해를 뭔가 기억에 남을만한 무언가를 남기지는 못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집착하던 30대도 참 뭔가 허무하네요..
결혼을 해도 허무하고 결혼을 못 해도 허무하고..
걍 인생 자체가 허무한가 보네요..
다음 생엔 꼭 울산바위 같은 산꼭대기에 다 어우러볼 수 있는 영생의 것으로 태어나기를..
그 사이에 카타르 월드컵이 지나갔다..
우리나라부터 이야기 해보자면,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한 조에 묶여서
우루과이에는 0대0 비기고
가나에는 3대2로 지고
포르투갈에는 2대1로 역전승 하며 기적적으로 16강에 올랐다..
02년 월드컵 이후로 최강 멤버로 꼽히는 10년 월드컵에 이어 원정 두번쨰로 16강 진출이다..
그 와중에 원톱 황의조 대신 나온 조규성이 좋은 성과와 "잘 생긴 외모"로 새로운 황태자로 떴고,
포르투갈 전에서 결승골을 견인한 손흥민과 황희찬은 그래도 이름값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16강에서 브라질에 4대1로 졌지만, 우루과이와 가나를 넘고 16강 간 게 어디인가..
포르투갈 전의 마지막 황희찬 골을 어시스트한 손흥민에 대해 묘사한 ESPN의 기사가 참 마음을 울린다..
우리나라 경기인데, 우리나라 기사에서는 볼 수 없는, 가슴벅찬 문장을 ESPN에서 확인하니 참 복잡한 기분이다..
"자신이 이 역습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뿐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축구 지능.
뭔가를, 뭐라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들 때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평정심.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여도 실낱 같은 틈을 통해 공을 빼낼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자신은 그것만 해내면 된다는 동료에 대한 신뢰.
아주 뛰어난 선수와 위대한 선수의 차이를 보여주는,
조국을 탈락 위기에서 건져내고 다음 단계로 진출시킬 수 있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장면들 중 하나로 꼽힐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짧은 순간입니다."
그리고 내가 우승 후보로 꼽았던 브라질은 8강에서 크로아티아를 만나,
크로아티아 키퍼의 선방에 고전하다가 결국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고..
결승에서 음바페의 프랑스와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만났는데,
본 경기에서 2대2로 끝났고, 연장전에서 한 골씩 또 주고 받아 3대3으로 끝났고..
승부차기 끝에 가서 결국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전력의 비교를 끝나서 21세기의 축구황제인 메시에게 월드컵 타이틀 하나는 있어야한다는 여론이 강했고,
축구황제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팀원 모두 이에 멋지게 부응을 한 셈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월드컵 우승이 아니더라도 펠레, 마라도나보다 메시가 우위라고 생각했으나,
그런 것과 상관없이 이번 결과로 최소한 펠마메 라는 인식을 공통적으로 공유되어서 뭐 그걸로 OK라고 생각한다..
구너로 지난 15년간 메시는 그야말로 만날 떄마다 악몽과 같은 존재였어서리..
음바페는 아직 어리니, 앞으로도 기회가 많겠지요...
생각해보니, 지난 2018년의 러시아 월드컵은 폴란드에 있어서 월드컵을 거의 못 보고 결과만 확인한 정도였다..
폴란드에서 우리나라 경기를 공중파로 틀어줄 리가 없으니깐...
그러니까 그 때 독일을 2대0으로 이겼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기억에 없는 이야기인거죠..
뭐 이강인이 펄펄 날라서 결승까지 간 U-20 경기도 폴란드에서 열렸는데도 거의 못 봤는 걸요..
(정기욱 선임은 결승전 티켓을 끊어서 차로 결승전까지 갔다는데.. 난 그 때 일하고 있었고.. -.-;;)
시대의 흐름인지 FIFA의 성향이 바뀌는 건지, 점점 중계권료는 오르고 다음 월드컵은 공중파로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뭐 그 때 되면 또 어떻게 되겠지요..
축구를 장사로 파는 것도 짜증나지만, 이것에 거부하고 대항할 수 없는 국가주의를 생각해보면, 피파가 머리를 잘 쓰는 것 같기도 하고..
다만 다음 중계에서 김성주 아나처럼 스포츠에 전문적인 역량도 없는 사람이 캐스터를 하는 건 안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이클 조던의 라스트 댄스가 떴다고 해서 그 넘의 라스트 댄스를 남발하는 것도 좀 그만 했으면 좋겠고..
그럼에도 내 의견은 비주류에 속하는 편이라 방구석의 울부짖음으로 끝나겠죠..
개인적으로도 리스펙하는 리오넬 메시의 커리어 완성을 축하하고,
우리나라의 드라마같은 16강 진출 또한 축하한다..
그리고 30대의 막바지에 다시 기록에 힘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