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정기욱 선임이 보내줬던 폴란드 브로츠와프 시절의 사진들..
벌써 1년반은 되어버렸네요..
정기욱 선임은 헝다 그룹으로 이직하여 중국 선전(심천)에 계속 있는 모양이다...
하필 코로나가 겹쳐서 한국에도 못 돌아오고 말이지요..
이 분은 입 터는 걸로는 레전드급이니, 아마 거기서도 잘 받고 알아서 잘 할 것이다...
브로츠와프의 르넥 광장 뒤편의 저 맥주집은 나만의 비밀 장소 같은 곳이었는데 말이지요..
뭐 덕분에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아마 지금 출장가시는 분들도 종종 잘 가시겠지요..
오랜만에 류연택 책임님께 연락이나 한 번 해볼까요..
주말에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를 몰아봤다..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앤틱 미스테리 로맨스를 표방한 드라마인데,
캐스팅부터 유아인, 임수정, 고경표로 평범한 드라마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독특한 구성이랄까요..
일제시대의 전생과 연결지어 소설을 완성해가는 이야기인데,
몰입감도 좋고 여운도 있는데 아쉬운 점들도 좀 있기는 하다..
처음에 유아인이 한세주라는 까칠까칠한 소설 자각로 나와서 임수정이 나온 전설이라는 캐릭과 티격태격하는데,
이 과정이 인내심이 필요할 정도로 조금 길다..
한세주와 전설이라는 캐릭 모두 처음 접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캐릭으로 처음 적응하는데에는 약간의 아량이 필요할 듯 하다..
이 드라마 방영될 떄, 2% 시청률로 주욱 지지부진하다가 끝났는데,
tvn인 것을 고려하더라도 초기에 이 긴 과정에 부스트가 안 된 것이 좀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앤틱 미스테리 로맨스라고 하기에는 전생의 이야기가 살짝 빈약한 느낌을 받는다..
결국 주인공 3명이 모여서 여러 계기로 전생의 기억들을 하나씩 덧붙여가는 과정인데,
다 덧붙인 이야기가.. 에게 고작 겨우 이 정도야?? 라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는 일제 시대의 전생 이야기에 좀더 비중을 들이고 무게감을 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대척점에 있는 백작가도 좀 짜증나는 캐릭터였다..
악역을 하려면 화끈하게 악역을 하던가, 아님 뭔가 깊이를 더해줬으면 했는데, 이건 좀 큰 기대였을까...
이 드라마는 스토리에서는 크게 건질 것은 없을 것 같고, 드라마에서는 잘 보기 어려웠던 유아인, 임수정, 고경표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건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유아인은 현세의 한세주는 솔직히 난 너무 별로였고, 전생의 서휘영은 너무 좋았다..
뭐랄까 유아인은 과묵하고 티 안 내는 츤데레 역할이 그렇게 잘 어울린다..
처음에 유명세를 탔던 성균관 스캔들에서의 그 느낌이 아마도 당시의 작가나 연출이 제대로 본 느낌이었다고 본다..
서휘영 같은 역할로 한 번 더 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임수정 누나의 경우에는 과거의 영화 장화홍련이나 ing에서나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그렇게 참신한 느낌을 줬는데도
그 이후로 앞으로 못 나가는 느낌이다..
키가 작고 이목구비도 작고 하는 느낌에서 이 누나도 약간 한지민 누나처럼 나가봤으면 하는 느낌을 받는다..
아마 내가 보지 못했던 작품에서는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필모를 봐도 그럴만한 작품이 있을까 싶다..
(나름 이 누나 나온 건 꽤 많이 봤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고경표는 반듯한 역할로 정말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흠결없이 잘 소화해냈다는 느낌..
아무래도 서브 남주이니 한계가 있겠지만, 주어진 역할로는 이만한 2옵션은 잘 없겠지 싶을 정도로 잘 했다..
결국 이 드라마는 처음 4~6부 정도만 항마력을 가지고 잘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끝까지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는 드라마이다..
이게 안 되어 아마도 시청률 2%대로 반등을 못 한 듯 싶다..
앤틱 미스테리 로맨스라...
분명 매력적으로 보이는 장르인데...
생각해보면 그동안 시도가 없었던 장르는 아니었는데, 뭔가 기억에 남을 정도로 대박이 난 작품도 없었던 것 같다..
아... 아니지요...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생각나는 게 2개나 있었네요..
"별에서 온 그대"와 "도깨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는 것이겠지요..
요즘은 입양했다가 양부모의 학대에 슬프게 세상을 뜬 정인이 이야기가 화두다..
목사 집안이라느니, 청약 가점을 위해 입양했다느니, 그런 것들을 떠나서
행복하고 좋은 것만 보고 자라야 했을 아기가
태어나자 마자 버려지고, 입양되어 학대받다가 하늘로 간 짧은 일생을 보면서..
참 먹먹하게 다가온다..
배우자나 후손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는 30대 후반이었지만,
이러한 잡념들을 올 스탑 시킬 정도로 파급이 큰 사건이었다..
이런 이야기들을 보면, 또 내 대에서 다 끊어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이야기 같기도 하고 그렇다..
무슨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하고, 무슨 욕심을 부릴 필요가 있나 싶은..
이 또한 지나가겠지만, 기억의 한 구석에 강렬하게 박히는 사건 중 하나가 될 것 같다..